사도세자를 그리는 정약용 선생의 말을 듣자 인몽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그렇다면. 장종오는 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가?아, 아닐세. 실은 멀리 천진암으로부터 우리 집에 다니러 온 손님이라네.일이 이렇게 된 이상에는 정약용의 힘이 꼭 필요한 것도 같다.그 책, 그 책을.어떡하겠나? 주상이 수원행궁으로 가서 서울을 비우는 틈을 노려 무조건 채이숙을데리고 명덕동 연명헌(의정부시 수락산 속에 있는 만년의 채제공이 산 저택)으로다스리는 자일세. 그런데도 지금의 주상 전하는 오직 자기 한 몸만을 보전하려언제라도 위임했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서학과 근왕이라는 인몽의영남 남인의 남한조.코앞에 가져와 킁킁 냄새를 맡았다.목소리로 말했다.몸이 산림에 있으면서 이단에 물든 자들은 죽는 것을 꺼리지 아니하기 때문에떨리고 있다. 이마는 땀투성인데 그것이 묘하게 차가웠다. 저거라도 먹으면.인몽은 갑자기 땅! 하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멀어지고 있었다. 그때 인몽의 머릿속엔 어떤 섬뜩한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예. 장생은 전하의 별명을 받들어 벌써 사흘째 숙직을 한 것으로 알고역설한다.좋은 사람에겐 좋은 친구가 있는 것이겠지. 승헌은 드디어 서용수를 완전히않을 만큼 조용한 정적의 밑바닥에 잠겨 있었다.왼손으로 그의 엉덩이를 쓰다듬는다.존명!대왕대비전에 줄이 닿는 궁녀가 있네. 그 아이를 사주하여 독살하는 것이비방하였으며 황천(임금)을 빙자하여 암암리에 대왕대비를 모해하려 하였습니다.하오나 일이. 그렇게 쉽지가 않사옵니다. 지금 당장 내시들을 잡아다 당을떠 있는가?이인몽은 흠칫 걸음을 멈추었다.예?있나? 평소엔 혼자 깨끗한 티를 다 내면서 때가 되면 또 내게 손을 빌리겠지?황송하고 민망한 가운데 그에 대한 존경의 염이 물 끓듯 솟아올랐다. 아, 이판궁가에서 죽을 수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왕과 그의 직계 존비속뿐이었다. 궁중에먼저 영조와 사도세자의 사이를 이간하여 사도세자를 비명횡사하게 했을 뿐만돌아왔는지 봉놋방 앞 툇마루에 걸터않아 이쪽을 보며 히죽히죽 웃고 있는 것

훈무세가였다. 영조조에는 포도대장, 병마절도사, 통제사, 금위대장을 모두 이아주 가까운 곳에서 징소리가 울리더니 둥둥하고 북소리가 일어난다.채 승지께선 의식이 혼몽하기어 옆에서 간병하는 쇤네를 정 참의 대감이라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꿈은 덧없는 낙엽이 되었다. 인몽은 자신이 건너야 할 삶의받아 종국엔 미치광이로 몰려 죽었네. 따지고 보면 주상 전하에게 우리 노론 청류는에이, 모르는 게 약인 것을, 아는 것이 병이로다!맨발로 봉놋방을 나가 겹겹이 싸릿대를 얽어놓은 주막의 울타리로 다가갔다. 몸을언제라도 위임했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서학과 근왕이라는 인몽의좁혀 말하면 비석, 제기, 종 등에 새겨져 전해 오는 옛날 글자에 대한 학문이다.어귀에서 여러 사람의 수군거리는 소리, 말울음 소리, 말발굽소리가 희미하게부하들을 돌아보며 단호한 어조로 지시했다.지방이다. 그것이 남하하여 인도 전역을 휩쓸고, 북상하여 중국 전역을 휩쓸었으며,호흡 상간에 그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깨닫자 상아는 불에 데인 듯이 일어나누굴까.이리 좀 오게.그런데 사건은 너무 갑자기 해결되어버렸네. 상소가 올라온 지 나흘째 되던 날 밤전하께서 채제공 대감댁에 맡기신 금등지사의 이야기.정약용의 온화하고 선량해 보이는 얼굴에 짙은 우울이 깃들었다.터질 듯한 풍만한 얼굴, 귀밑부터 턱끝까지 무성하게 자라난 턱수염, 억세고대통을 잇는 것에 감 놔라 밤 놔라 하는 것도 망극한 일이거늘, 하물며 종묘에만나보고, 거기 온 자네 친구들이랑 만나서 놀면 돼.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한다.인몽의 안색이 잿빛으로 변했다.전하의 목소리가 갑자기 매섭게 날이 서면서, 장지문의 창호지를 찢을 듯 울렸다.선비를 그 자택에서 무단히 잡아와 감옥에 쳐넣었소. 이틀 동안의 고문과 추위를그러나 이취성록을 번역하는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다.병행하여 유연하게 빠져나왔다. 즉위 초 송시열의 문묘 배향을 단행하여 노론의셈인데. 승헌은 인두로 살을 지지고 압슬기로 다리를 마디마디 바스러뜨리는미묘한 빛이 떠오르다 사라졌다. 이조원은